부자유친 父子有親
조종연 목사
오늘은 아버지의 날입니다. 유교의 오륜에 나오는 사람이 지켜야 할 다섯 도리 중에 하나가 부자유친입니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도리는 친애에 있다는 뜻입니다. 부모와 자식은 사람이 태어나면서 가장 먼저 맺는 인간관계이고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고 여겨 오륜에서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십계명의 5계명은 자녀에게 부모를 공경하라고 말합니다. 바울도 에베소서 서신에서 자녀들에게 부모에게 순종하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부모들이 가진 권위의 오용을 방지하려는 듯 성경은 오히려 부모들에게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고 말합니다.
자녀들을 양육하다 보면 자녀들이 부모를 노엽게 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경우 못지않게 부모가 자녀를 노엽게 만드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자녀가 바른 길을 가지 않는다면 자녀를 노엽게 해서라도 바른 길을 가도록 해야 하는 것이 부모의 책임입니다. 그러나 부모 된 내가 일관되지 못하고 잘못된 기준에 근거한 양육 방법으로 인해 내 자녀를 노엽게 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는 오늘이 되기를 바랍니다. 주님의 말씀과 훈계로 양육한다 할지라도 부모가 기억해야 할 중요한 사실 하나는 자녀와의 관계가 친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바른 말을 해도 자녀에게 유익이 되지 않습니다. 조쉬 맥도웰 목사님도 관계가 빠진 규칙은 반항을 낳는다고 했습니다. 정서적 유대감 없이 규칙만 정해 주는 것은 실패하기 십상입니다.
몇 해 전에 아내를 통해 아이들이 저와 차를 타기 싫어한다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제가 잔소리를 많이 하기 때문 이였습니다. 그 일이 저로 하여금 제 아이들과의 관계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시간적으로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내가 저보다 자녀들에게 잔소리를 더 많이 할 텐데 저는 아이들과의 관계적 친밀도가 적다 보니 저에 대한 자녀들의 반응이 그렇게 나왔던 것 같습니다.
달라스 신학교의 교수 하워드 핸드릭스 목사님이 자신의 성인 자녀들에게 어린 시절의 가장 소중한 추억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자녀들의 답은 휴양지나 놀이동산, 동물원에 갔던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랑 함께 마룻바닥을 뒹굴며 씨름할 때였다고 했습니다. 가족 간의 의미 있는 활동은 그런 단순한 시간일 때가 많습니다. 아이들은 단순한 것이라도 반복되는 활동을 좋아합니다. 부모가 지칠 정도로 똑같은 동화를 읽거나, 같은 장남감을 가지고 놀며, 몸을 비벼 가며 함께 운동한 그런 교류의 시간을 훨씬 고맙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방학 기간이 시작되고 대학교에 갔던 자녀들이 일부 돌아와서 가족이 함께 모이는 여름이 되었습니다. 기도하며 정성껏 준비했던 여름 성경학교도 하나님 은혜 가운데 잘 마쳤습니다. 뿌려진 말씀의 씨앗들이 아이들의 영혼에서 무럭무럭 자라나기를 기도합니다. 학교 일정에서 조금 더 자유해진 자녀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자녀들과 더 유친(有親)하여지는 여름, 무엇보다 온 가족이 하나님을 알아가기 위해 함께 힘을 쓰며 주님과도 더 유친한 이번 여름이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