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manuel Presbyterian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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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여름입니다

저의 담임목회 사역이 제2막으로 들어가는 듯 합니다. 지금까지는 1.5막을 보내온 것 같습니다. 팬데믹이 창궐하던 2020년 가을에 담임목사로 부르심을 받아 앤데믹 시대로 전환되는 과정을 보며 지금까지 걸어왔습니다. 코비드 시대 속에서 마스크를 쓰고 예배하며 대면/비대면 만남을 병행하며 4년을 보냈습니다. 2016년에 부교역자로 부임하여 이제는 어느덧 임마누엘 식구가 된지 8년이 되어 갑니다. 은퇴하신 담임목사님의 목회를 잘 계승하여 발전시키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 생각하며 지금까지 목회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숙제와 고민거리는 이제 25년 차에 이른 우리 임마누엘교회 ‘가정교회'를 어떻게 계승 발전하는가에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교회는 ‘가정교회'로 흩어져 함께 웃고 함께 울며 여러 목회적인 열매를 많이 거두었습니다. 전통적인 교회에서 가정교회로 전환하는 transition도 잘 감당했고, 목장에 대한 열정과 기쁨으로 밤을 새는 줄도 모르고 모였습니다. 좁은 1베드룸에 빼곡히 모여 아이들은 화장실에서 ‘어린이 목장'을 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목자들의 헌신도 20년 전에는 뜨거웠으며 분가하는 기쁨과 영혼구원의 목적도 잊지 않고 많은 분들이 목장을 통해 세례를 받는 기념비적인 역사가 우리에게 있습니다.

지금은 좀 다릅니다. 가정교회에 대한 인지도나 열정은 전같지 않으며 크게 관심을 두지 않은 성도님들이 예배당을 많이 채우고 계십니다. 과거에는 목자나 목원이었지만 지금은 더이상 목장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 성도님들이 꽤 많습니다. 조용히 주일예배에 출석하여 은혜 받고 교회 생활은 좀 미니멀하게 살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분들이 보입니다. 목자의 숫자는 성도 수에 비해 많이 모자르고 목장이 모이는 목적에 대해 같은 정신을 공유하지 않은 채 단순한 ‘소그룹' 정도로 생각하며 설렁설렁 참여하는 목원들도 많아진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물론 아주 모범적이고 뜨겁게 가정교회로 모이는 목장들도 많습니다만, 이러한 추세로 계속 가다가 수년 후에는 그냥 한달에 한두번 정도 교제를 위한 모임으로 목장이 대체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저에게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우리 임마누엘교회 가정교회의 현 모습이 왜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제가 담임목사로서 가정교회의 dynamics를 잘 살리기를 원하시는지요, 아니면 새롭게 다른 길로 인도해 주기를 바라시는지요. 가정교회의 조타수 역할을 잘 해야 하는 저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없으신지요. 올 여름에는 기도원에 좀 올라가 깊이 숙고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더 가지려고 합니다.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우리 임마누엘 교회가 여느 평범한 대형교회가 아닌 ‘잃은 영혼을 찾아 구원하여 예수님의 제자를 만드는 교회'로 잘 세워져 가는 제2막을 준비하는 시기가 되도록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