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국기도회를 모입니다(2)
13척의 배로 일본 수군의 130여척을 맞서 싸워야 했던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1597년9월16일 명량해전을 앞두고 선조 임금에게는 “신에게는 아직도 열 두 척의 배가 남아있습니다”는 장계를 올리고, 부하들에게는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必死卽生 必生卽死)는 말과 함께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團生散死)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결국 그를 중심으로 뭉쳐주었던 부하들과 함께 임진왜란에 이어 일어난 정유재란에서 조국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전쟁에서 숫자가 분명히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함께 뭉치는 마음자세”라는 소중한 교훈을 남겨주었습니다.
우리 조국은 다시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있습니다. 역사를 보면, 위기는 종종 외부에서 오지만, 그 위기를 위기 되게 하는 더 큰 위기는 항상 내부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지난 주일 목회 편지에 쓴 것처럼, 우리 민족의 위기의 실체는 여야, 노사, 진보와 보수로 산산이 갈라진 조국의 ‘분열’입니다.
요즘 조국의 모습을 보면, 진보와 보수가 서로 상대 진영에 구멍을 내려고 발버둥 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한 진영에 구멍이 실제로 뚫리면, 함께 침몰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한 배’를 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진보와 보수는 서로 짓밟아 죽여야 하는 적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관계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국가를 바다를 항해하는 배로 비유하면, 진보는 배를 앞으로 끌고 나가는 엔진이고, 보수는 무게중심을 잡는 평형수(平衡水)입니다. 그래서 진보만 있고 보수가 없으면 나라는 세월호처럼 뒤집어져서 침몰할 것이며, 보수만 있고 진보가 없으면 나라는 표류를 하다가 좌초되고 말 것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진정한 보수는 “싸가지 없는 진보”라도 그들을 사랑으로 품고 가는 보수이며, 민족을 참으로 위하는 진보는 아무리 “꼴통 보수”라도 그들을 버릴 수 없는 민족의 한 부분으로 인정하고 함께 대화할 줄 아는 진보입니다. 진보와 보수는 어느 사회에나 필연적으로 생겨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며, 진보와 보수 모두 서로 버리거나 헤어질 수 없는, 한 배를 탄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남긴 교훈처럼, 외부로부터 어떤 위기가 와도 민족이 하나로 뭉치면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상대 진영에 구멍을 내기 위해 안달을 하며 갈기갈기 찢어지고 분열되면, 누가 정권을 잡든 상관없이 함께 침몰할 것입니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우리 민족은 위기가 닥치면 하나로 뭉치는 지혜로운 민족이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항상 서민들이 있었습니다. 우리 민족이 또 다른 위기에 서있습니다. 1월31일 수요기도예배에 모여, 민족의 흥망성쇠를 주관하시는 역사의 주재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합시다. 위기 앞에서 우리 민족을 다시금 하나로 뭉치게 하시고, 우리가 나가야 할 길을 보여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