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 하려고 하는 것도 욕망입니다.
박성호 목사
손목사님께서 저희 부교역자들에게 가르쳐 주신 여러 가지 가르침 중에 요즘 마음에 담고 있는 것은 “설교를 너무 잘하려고 하는 것도 욕망”이라는 말씀입니다. 목회도 그렇고 설교도 그렇고 내가 너무 잘 하려고 노력하는 모든 행위의 끝에는 결국 지극히 인간적인 욕심이 묻어날 수밖에 없다는 말씀으로 이해합니다. 그럼 설교를 잘 하지 않고 바르게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설교에서 나오는 언변이나 기술적인 모습보다 설교자가 하나님과 가져야 할 관계가 우선이라는 말씀이 저에게 공감되었습니다. ‘나의 설교는 사람들의 칭찬을 받는 것보다 하나님의 칭찬과 인정을 받는 것에 더 큰 동기가 있는가?’ 정답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지만 실제 삶속에서 정말 그렇게 살아가는 것은 많은 훈련과 자기 부인이 필요한 것을 절감합니다. 손목사님의 설교는 밥으로 치면 그냥 물만 붓고 불을 때워 잘 지은 밥과도 같습니다. 그런데 저의 설교는 밥을 지은 다음에 양념도 좀 많이 치고 항상 좀 색다른 밥을 만들려고 너무 노력하고 있지는 않은가 싶습니다.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난주 출애굽기 20장의 마지막 부분을 읽으면서 작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25절에서 왜 하나님께서는 “네가 내게 돌로 제단을 쌓거든 다듬은 돌로 쌓지 말라”고 하셨을까요? 정으로 그것을 쪼면 부정하게 된다고 왜 그러셨을까요? 아마도 하나님의 의도는 비슷한 맥락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헌신을 원하시는 하나님. 지나치게 인간적인 술수나 노력으로 하나님께 다가가지 않는 예배자를 찾으시는 하나님. 우리의 삶의 모든 구석에서 그러한 자세가 묻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잘 하려고 하지 않고 순수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하나님이 보고 계심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목자를 임직할 때면 ‘목자 간담회’를 갖습니다. 간담회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이 돌아가면서 격려의 한마디를 하시는 시간이 있는데 이 때 반드시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목자를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마세요.’ 한결같이, 신실하게, 오래 하시는 분이 더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하든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말고 순수한 마음으로 하는 올 한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주님과 함께 말씀 속에서 복된 한주를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