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구원의 은혜를 기억합시다.
박성호 목사
작년 이맘때에 썼던 칼럼 중에 ‘은혜를 기억하고 베푸는 사람이 됩시다’라는 제목의 글이 있습니다. 대학 입학 여부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자녀들을 생각하며 썼던 글입니다. 비록 이들이 자기가 쌓은 성적과 다양한 스펙을 통해 입학 여부를 평가 받는 입장에 있지만 언제나 하나님의 은혜를 통해서만 인정받을 수 있는 하나님의 자녀인 것을 잊지 말자는 내용이었습니다. 구원은 우리의 스펙을 내보여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COVID-19의 여파로 한국에서는 최근 신천지라는 사이비집단의 현실이 세간의 따가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조국의 어려운 상황을 선하게 풀어주시기를 우리 모두 기도합니다. 새삼 다시 떠오른 신천지의 교리를 들여다보니 이들은 14만4천 안에 들어가 영생의 복을 누리자는 전형적인 이단적 ‘종말론’외에 새로운 한가지가 더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수년 전에 이들의 교세가 확장되면서 이미 특정 교육을 받은 신도의 숫자가 14만4천명을 넘다보니 교리를 불가피하게 수정했다고 합니다. 이른바 ‘성과급’ 시한부 종말론으로써 이제는 단순히 교육 과정을 거치는 것으론 14만4천 안에 들 수 없고 열심히 포교 활동을 해서 업적을 쌓은 사람만 그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신도들이 진실된 14만4천 안에 들어가기 위하여 얼마나 열심히 포교활동을 했을지 그들의 심정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성경이 일관되게 가르치는 사실은 우리의 어떠한 선행이나공로로도 하나님께 인정받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입니다. 구원은 오직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은혜로만(saving grace) 이루어집니다.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이는 누구든지 자랑하지 못하게 함이라”(엡 2:9). ‘몇 명 이상 전도해야만 구원받는다’는 논리는 신도들을 뛰게 할 순 있겠지만 가짜일 뿐입니다. 우리의 모든 신앙적인 행위는 하나님으로부터 거저 우리에게 주어진 구원의 감격을 통해 나타나는 열매일 뿐입니다. 우리는 ‘구원받았기 때문에’ 선한 일을 하는 것이지 ‘구원 받기 위하여’ 선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가 만드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이 일은 하나님이 전에 예비하사 우리로 그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하심이니라”(엡 2:10).
어려운 시간을 지나는 조국의 국민들이 낙심하지 않고 잘 견디어 나가기를 기도해 주세요. 이 땅에 전염병이 창궐할 때에 인간의 연약한 본성과 죄성을 깨닫고 참되신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겸손한 마음을 우리 모두에게 주시도록 기도해 주세요(대하7:13 -14). 매우 안타깝게도 거짓된 교리에 빠진 이들이 참된 구원의 은혜를 깨닫고 하나님께 돌아올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함께 기도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