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박성호 목사
Fremont에 살고 있어서 저는 매일 출퇴근길에 늘 고속도로 옆으로 불쑥 솟은 미션 피크(Mission Peak) 민둥산을 보면서 운전하게 됩니다. 우거진 나무 하나 없는 민둥산이 4년 전에는 그리 낯설더니 이젠 매일 보면 정이 든다고 어느덧 친한 동네 형처럼 익숙해 졌습니다. 최근 몇 개월은 지난봄에 내렸던 비 때문인지 동네가 온통 푸른 잔디 색깔로 가득했습니다. 하늘은 파아랗고 새하얀 구름도 너무 환상적이어서 산책을 하면서도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에 참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압니다. 이 푸른 빛깔도 곧 서서히 사라지고 건기에 들어가면 바싹 마른 민둥산을 적어도 11월말까지는 쳐다보아야 한다는 사실을. 겨울철 우기엔 푸르고 아름답지만 이제 기나긴 건기가 찾아오면 동네 민둥산의 모습은 전혀 핸섬하지도 않고 매력적이지도 않습니다. 베이 지역 생활에 적응이 되면 익숙해지는 풍경입니다.
메말라 가는 민둥산을 쳐다보며 요즘 생각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 하라”(사40:8).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처럼 우리의 인생도, 젊음도 영원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더운 바람이 불면 풀 한포기 처럼 바싹 마르는 것이 우리의 인생인데 영원하지 않은 것을 영원할 것처럼 믿고 살아가는 바보 같은 삶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영원하지 않은 것에 마음을 쓰지 말고 영원에 잇대어 살아가려면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맞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하다고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유효기간이 지난 약처럼 약효가 떨어지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민둥산처럼 시들지도 않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유행에 따라 휙휙 변하는 패션과 같지도 않습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지만 여전히 하나님의 말씀은 그분을 찾는 자들에게 찾아가셔서 영혼의 울림을 일으키고 변화시킬 것입니다.
역사에 존재했던 많은 권력자들과 정권들은 이 하나님의 말씀을 태워 보기도 하고, 번역하는 사람들을 사형시키기도 하고, 읽는 사람들을 가두어 보기도 했지만 여전히 하나님의 말씀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성경은 한 번도 빠짐없이 매년 전 세계 도서 출판물 1위를 차지합니다. 베스트셀러 부문 1위를 차지합니다. 적어도 1억 권의 성경이 2100개가 넘는 언어로 매년 꾸준히 출판되고 있습니다. 참으로 놀랍지요? 이 말씀이 오늘도 우리와 동행하고 있음을 주님께 감사하는 이번 주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코로나19시대를 지나는 우리가 마침 성경통독의 해로 함께 하고 있음을 감사하는 오늘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말씀과 함께 복된 한 주를 보내십시오. 비록 졸업식은 하지 못했지만 5월에 졸업하시고 학위를 받으시는 분들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영원하신 하나님의 말씀이 여러분들의 삶에 동행하고 계심을 오늘도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