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참음은 성령의 열매입니다.
박성호 목사
한주일이 또 금방 지나갔습니다. 이러한 시기에도 우리의 일상은 우리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가 금방 떠나갑니다. 벌써 8월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살아가는 삶의 방식에도 이제는 익숙해진 것 같아서 조금은 애석한 마음이 듭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면서 또한 적응의 동물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제는 지금의 삶이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고 과거의 시간은 아련하게만 느껴집니다. 또 그러다가도 예전의 일상이 다시 불현듯이 우리에게 찾아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렇게 정신 못 차리고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이 시기 조차도 우리에겐 소중한 시간이라 여기며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잘 살아내길 바랄 뿐입니다.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누군가 그렇게 말했습니다. 잘 산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어려움 없이 산다는 말이 아니라 관계적으로 막힘없이 산다는 뜻이라고. 잘 사는 것은 좋은 관계 속에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웃들, 친구들과 얼굴을 마주하며 잘 살았던 시간이 그립습니다. 지금이라도 보고 싶은 사람들 얼른 만나서 식사도 하며 그러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역시 인내라는 생각입니다. “사랑은 오래 참고…” 고린도전서13장 사랑장의 시작이 오래 참음에서 시작합니다. 사랑하기에 기다리는 것입니다. 사랑하기에 숨 한번 크게 쉬고 참는 것입니다. 사랑하기에 다음으로 미룰 수 있는 것입니다. 갈라디아서 5장에 나타나는 성령의 열매에도 ‘오래 참음’은 어김없이 등장합니다. 자신의 조급함과 성실하지 못함을 다스리기 위해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훈련 방법입니다. 함께 모여서 예배할 수 있는 시간이 요원해 보이자 저에게도 조급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7월 달에는 일주일간 특별 새벽기도회라도 한 주간 동안 교회 옆 courtyard에서 열고 싶었습니다. 허나 캘리포니아에 확진자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꾹 참았습니다. 또 참아야 할 일이 늘어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려운 문제가 우리 곁에 찾아올 때 우리는 기다리지 못하고 대뜸 확인하려고만 듭니다. 그런데 조금 더 기다려야 문제가 비로소 풀릴 때가 있습니다. 지금 하나님은 우리에게 기다림과 인내를 가르치려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성경에 보면 다윗이 오랜 기다림을 마친 후, 구원의 기쁨을 누리는 장면이 시편 40편에 나옵니다. “내가 여호와를 기다리고 기다렸더니 귀를 귀울이사 나의 부르짖음을 들으셨도다. 나를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서 끌어 올리시고 내 발을 반석 위에 두사 내 걸음을 견고하게 하셨도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서 잘 빠져 나오려면 우리는 어떻게 이 시간을 인내해야 할까요?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이라는 시의 전문입니다.
저게 저절로 붉어질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낱
그렇습니다. 지금은 하나님이 우리를 훈련하시는 시간입니다. 인류의 조급함을 다그치시며 지구와 온 세상을 재정비하시는 시간입니다. 작은 대추 한 알에도 기나긴 인고의 시간이 깃들여 있다면 조급한 우리의 삶을 다스리시는 이 시간에 왜 인내의 훈련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대추 한 알을 붉게 만들기 위해 자연세계가 조화롭게 움직이듯이 우리를 오래 참는 성령의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하나님은 지금도 일하고 계신다는 확신을 다시 가져 봅니다. 조금 더 기다리시며 힘 내세요. 하나님이 지금 우리를 빚어가시는 중입니다.
8월 설교 일정
8월9일 설교 이산돌, 김승균
8월16일 에스겔 10:18-22 “성전을 떠난 하나님의 영광” 설교: 박성호, 브라이언황
8월23일 에스겔47:1-12 “다시 생수의 강이 흐르리라” 설교 박성호, 김승균
8월30일 설교 박기한, 김승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