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에 필요한 종교 개혁
10월31일은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가 독일 비텐베르크에서 예배당 문에 95개조 반박문을 붙였던 날로 기억되며 매년 교회에서는 종교개혁주일로 지키는 날입니다. 1517년에 사건이 일어났으니 어느덧 504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며 전세계적인 행사들이 많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종교개혁주일에 특별한 행사를 갖지는 않습니다만 우리에게 오직 은혜, 오직 말씀, 오직 그리스도, 오직 믿음, 오직 하나님께 영광 이라는 다섯개의 구호는 언제나 마음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귀한 구호들이 단지 구호에 머물지 않고 믿음의 실천으로 이어지려면 적용을 위한 깊은 고민의 시간들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개신교회가 위축세를 보이며 교회의 영향력이 점점 더 힘을 잃어가는 요즘 우리가 붙들어야 할 본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특별히 팬데믹 상황을 겪고 있는 이 땅의 교회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무엇일지요. 공예배의 단절, 신앙생활의 개인화, 공동체의 상실을 경험하면서 저와 여러분은 아주 근본적인 신앙의 질문들을 던지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우리 임마누엘장로교회가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면, 21세기에 교회가 풀어야 할 많은 문제 해결의 출발은 성직자와 평신도의 구분이 없는 그리스도인 됨의 회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직분에 관계 없이 모든 사람이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서 교회됨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모이는 교회와 흩어지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이 중요한 교차점에 바로 가정교회가 있습니다. 가정교회(목장)의 활성화는 우리가 계속해서 던져야 할 중요한 숙제입니다.
지난 주일 열린 당회에서 당회원들은 두가지 의미 있는 결정을 하였습니다. 하나는 ‘에녹 주말초원’을 ‘베드로 평원’으로 명명하여 장년/노년층의 목장 생활에 새로운 변화와 활성화를 추구하기로 하였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목자’님들이 위원회 사역을 위해 본인이 원하실 경우 팀장이나 부장을 겸직할 수 있도록 허락하였다는 것입니다. 목자님들이 가정교회에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는 우려 때문에 그간에는 불허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목자의 리더십 하에 목장 단위로 교회의 필요한 사역들이 연결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가정교회는 단지 집에서 모여 식사하며 따뜻한 교제만을 나누는 곳이 아니며 목장의 사역(전도, 예배, 양육, 구제)은 자연스럽게 교회의 사역으로 연결되어 유기적인 시너지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목자님들의 리더십 하에 목원들이 함께 교회의 중요한 사역들을 감당해 나가는 그림을 더 많이 보고 싶습니다.
65세 이상의 장년/노년 성도님들이 목장생활에서 뒤쳐져 있는 현상이 상당히 오랜 기간 지속이 되었는데 새로운 평원을 신설함으로 좀 더 목장 생활이 더 활성화되기를 바랍니다. ‘에녹’이라는 이름이 주는 이미지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새로운 평원의 이름이 필요하기도 하였습니다. 예수님이 가장 듬직해 하신 제자, 베드로처럼 우리 교회의 젊은이들을 이끌어 주시는 어르신 목장들이 되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가정교회를 통한 작은 공동체의 회복은 21세기 교회의 희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