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더 행복한 사람일까요
성도님들께서 기도해 주셔서 은혜 가운데 네팔에 잘 다녀왔습니다. 선교팀원들 모두 건강하고 큰 어려움 없이 일정을 잘 소화할 수 있어서 감사할 뿐입니다. 각자에게 주시는 도전과 깨달음이 많았던 귀한 방문이었습니다. 홍추민/홍보영 선교사님은 이제 11년차 선교사님으로서 네팔에서 누구보다 건강히 사역을 잘 하고 계십니다. 가까이서 뵙게 된 두 분은 깊이 알아갈 수록 더욱 존경스런 마음이 드는 분들이셨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움 없이 신실하게 살아가려고 애쓰시는 두 분의 아름다운 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이제 일흔을 넘기신 홍추민선교사님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지신 분입니다. 같이 탁구를 쳐보니 저보다 훨씬 더 건강하신 선교사님이 매우 부러웠습니다. 하지만 더욱 부러운 점은 젊은이처럼 살아가시는 그분의 마음입니다. 강직하기로 소문이 난 분이시지만 동시에 부드러운 여유를 마음에 간직한 어르신이 되어 계십니다. 나이든 느티나무 그늘 아래 많은 이들이 쉼을 갖듯이 네팔의 젊은이들을 그렇게 품고 계셨습니다. 행복한 삶을 살고 계셨습니다. 열세 명의 소녀들이 함께 몰려 사는 Father’s House도, 젊은이들이 사역의 대부분을 감당하는 쥬빌리 교회도, 인구 만명이 넘는 베니 지역의 유일한 교회라고 하는 ‘베니은혜교회’도 선교사님을 닮아 웃음이 넘치는 성도님들로 가득한 그런 곳이었습니다.
네팔을 방문하고 인천공항에 내려 처가댁에서 하루를 머물고 다시 미국에 들어오면서 저의 머리 속은 좀 복잡해져 있습니다. GDP per capita가 1200불에 불과한 네팔의 젊은이들과 그보다 수십 배가 많은 3만불이 넘는 선진국 대한민국에 사는 젊은이들의 얼굴이 상반되게 투영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루 열심히 일해도 천 루피(약 $8)나 벌지 모른다’며 웃는 한 청년의 얼굴과 무표정한 얼굴로 에어팟을 귀에 꼽은 채 쌩하게 거리를 지나가는 어느 청년의 모습이 제 마음 속에 오래 남습니다. 무엇이 진정한 행복일까요? 왜 우리는 이토록 좋은 환경에 살면서도 우울하고 감사하지 못한 채로 살고 있을까요? 가진 것이 많이 없어도 밝게 웃으며 찬양하고 예배하는 네팔 젊은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사랑과 위로를 전하러 갔다가 위로와 사랑을 받고 돌아온 저의 모습이 부끄러워 집니다. 진정한 행복은 재물의 많고 적음과는 관계 없다는 사실에 다시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