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일상

조종연 목사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지 반년 만에 7월17일 금요일 현재 전 세계 확진자가 1390만명, 사망자 59만명이 되었고 미국의 확진자는 368만명 사망자는 14만명에 이르렀습니다. 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를 가졌지만 연일 보고되는 미국내 확진자 숫자의 가파른 증가는 오히려 일상적인 삶으로의 복귀에 대한 가능성을 더 멀게 만들고 그에 대한 조치로 다시 강화된 행정 조치들이 내려지고 있어서 이러한 불안정하고 답답하고 불확실한 시간들이 우리가 예상하고 원하는 시간보다 훨씬 더 오래 지속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코로나19 시대를 살면서 이것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도 이것이 빨리 떠나갈 것이다, 없어질 것이다 생각하지 않고 이것과 함께 공존하면서 지내야겠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것처럼 보입니다. 예전에 본 한 기사에서 서울대 병원장을 지냈던 한만청 의사 선생님은 암을 친구처럼 관리하라고 조언합니다. 암에 걸린 환자 분들의 가장 큰 적은 '암은 곧 죽음'이라는 두려움과 불안감입니다. 암은 불청객이지만 그것에 대해 충분히 알고 오랜 시간 함께 지내야 할 존재로 수용하고 언젠가 되돌아갈 친구로 여기며 대처하는 것이 암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질기고 끈질긴 암처럼 쉽게 물러가지 않고 전혀 반갑지 않은 코로나19 바이러스지만 이것도 언젠가 우리를 떠나갈 존재로 생각해서 불편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런 삶에 익숙해지고 이것을 현실로 받아들이며 사는 것 또한 이 시간을 잘 지날 수 있는 지혜일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자녀들과 오랜 시간을 같이 지내야만 하는 대부분의 부모님들처럼 저희 집에도 집에만 붙어 있어야 하는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겪는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습니다. 하루 종일 같이 지내다 보니 즐거운 일도 있지만 자주 언성이 높아지기도 하고 가끔 싸우기도 합니다. 한 일주일 전부터 저희 집에는 부엌 한 쪽 벽에 분노 차트가 마련되었습니다. 화를 내는 일이 있을 때마다 조그만 핀이 붙고 핀 세 개가 붙으면 설거지를 하는 벌칙을 정했습니다. 코로나19가 시작되고 아이들이 식사 후에 자기가 먹은 그릇은 자기가 씻는 설거지가 시작되었는데 화내는 것으로 3번 핀이 붙으면 한 끼 식사에 나오는 설거지를 혼자 합니다. 부모인 저와 아내도 당연히 포함입니다. 설거지 후에는 차트에 붙은 핀이 모두 없어집니다. 차트 때문에 그런지 요즈음은 가족들의 화내는 경우가 많이 줄었습니다. 화를 내고 누군가 "지금 화내는 거야?" 라고 물어보면 화를 내었다가도 아니라고 하며 그냥 웃고 지나가게 되거나 화내는 것을 자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토요일이나 주일 저녁엔 아이들이 한 주간동안 하나의 주제를 정해 리서치 한 것을 파워포인트로 발표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Instagram 사용하는 법, 마인크래프트, 한국 힙합 그룹 뮤직 회사, 행성, 바이러스, 디즈니 등등 아이들이 발표한 주제들입니다. 아이들의 발표 주제를 들으며 주제에 대해서도 배우지만 아이들을 알아가고 자녀들과의 대화가 풍성해 지는 시간입니다. 평일에 아이들과 함께 드려지는 가정 예배도 코로나19가 가져온 가정 안의 변화입니다. 건강한 습관이 건강한 몸을 만들듯 코로나19가 가져온 뉴노멀의 삶에 가족들과 함께 영과 육이 건강해 지는 새로운 습관들을 만들고 시도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쉬이 떠나갈 녀석이 아니라면 같이 사는 법을 배워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