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디옥 교회를 꿈꾸어 봅니다

성경에서 가장 이상적인 모델 교회를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사도행전13장에 나타나는 ‘안디옥 교회’를 꼽곤 합니다. 몇가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1절에 나오는 리더십 구성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전형적인 1세대 유대인인 바나바가 제일 앞장 서 있습니다. 그리고 니게르(Niger)라 하는 시므온이 등장합니다. 그는 피부색이 흑인에 가까운 중동이나 아프리카 계열이었을 것입니다. 구레네 사람 루기오에 대해서도 많은 정보는 없지만 구레네는 북아프리카 리비아 지역에 속한 곳이니 그도 흑인입니다. 그런데 그의 이름은 유대식 이름이 아니라 라틴어권의 루기오라는 이름입니다. 문화와 배경이 다른 출신임을 대번에 알 수 있습니다. 네번째 등장하는 헤롯의 젖동생 마나엔은 표현이 좀 특이합니다. 그는 당시의 분봉왕인 헤롯 안티파스와 어릴 때부터 가깝게 쭉 자란 핵심 권력층에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유대인들 입장에서는 적(enemy)에 가까운 사람입니다. 다른 배경에 있는 그에게도 하나님의 은혜가 임해서 그 또한 그리스도인이 되었고 교회의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맨 마지막으로 그 유명한 사울이 등장합니다. 이 다섯 명의 리더십에서 우리는 어떠한 사실을 알 수 있나요? 안디옥 교회의 리더십에는 인종도 중요하지 않았고, 세대도 이차적인 문제였으며, 계급이나 출신지역의 차이도 다 극복이 되어 있어서 오롯이 한 팀을 이룬 아름다운 통합을 봅니다.

사회가 나뉘어 있고 교회도 갈라져 있다는 말을 자주 듣는 요즘입니다. 마스크를 쓰느냐 벗느냐가 정치적인 입장에 따라 해석이 다르며, 백신을 맞아야 하는가 그렇지 않은가도 정치적 입장에 따라 나뉘어 있는 오늘의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정치의 영역과 공공보건의 영역은 혼재될 수 없는 것인데 참 아쉬운 상황입니다. 우리 교회에도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이 함께 공존하며 지내고 있는 것을 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예수님의 다스리심 아래에 한 마음으로 지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언제쯤이면 21세기의 교회들이 정치적 성향, 출신 지역, 세대의 차이에 따라 서로 편을 가르는 모습을 멈출 수 있을까요? 젊은이와 늙은이, 호남과 영남, 진보와 보수, 우파와 좌파, 이런 모든 대립과 편가르기의 방식에서 벗어나 21세기 버전의 안디옥 교회를 이루어 갈 수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오늘의 현실을 보면 지금 당장은 힘들어 보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 때가 오기를 꿈꾸어야 합니다. 진정 성경적인 가치관 속에서 서로를 포용하며 영적으로 하나된 모습으로 세워질 교회의 미래를 꿈꾸어야 합니다. 꿈꾸어도 좋을까요? 그래도 됩니다. 꿈꾸는 데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하네요. 꿈꾸며 살다 보면 그런 좋은 때가 오겠지요. 반드시 올 것이라 믿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