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연 목사
러시아의 대문호였던 톨스토이가 쓴 단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소설에 하나님의 명령을 어겼다가 세상으로 쫓겨나 미카엘이라는 사람의 모습으로 온 천사가 나옵니다. 그는 세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오라는 과제를 받아 추운 겨울날 벌거벗은 모습으로 던져집니다. 그에게 주어진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의 마음 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살 수 있는가?”
소설의 주인공인 가난한 구두장이 시몬은 겨울 외투를 사러 나갔다가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미카엘을 발견합니다. 돈이 넉넉치 않아 손님들에게 외상 대금이라도 거둬 외투를 사려 했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아 상한 마음에 술만 잔뜩 먹고 집으로 귀가하는 길에 그와 마주친 것입니다. 시몬은 미카엘을 그냥 지나쳤다가 다시 돌아가 그에게 자기 외투를 벗어 입혀주며 집에 데려 옵니다. 아내는 새 외투는 커녕 없는 살림에 거지 한명을 데려온 남편을 욕하며 화를 내지만 당신의 마음 속에는 하나님이 없느냐는 남편의 말에 반성이 되었는지 미카엘을 따뜻이 대합니다. 미카엘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이 받은 첫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습니다. 외투 한 벌도 사 입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이지만 어려운 이웃을 돕고 베푸는 시몬 부부를 보며 인간 안에 사랑이 있음을 발견합니다.
그 후로 미카엘은 시몬의 집에서 구두 수선공이 되었습니다. 1년이 지난 어느날 한 부자가 시종을 거느리고 와서는 값비싼 가죽을 주며 헤어지지 않는 장화를 만들어달라 합니다. 미카엘은 두번째 미소를 짓고 시몬은 미카엘에게 장화를 만들어 달라 했는데 그가 장화 대신 슬리퍼를 만들어 시몬을 놀라게 합니다. 그 때 전에 온 시종이 방문해 주인이 부탁한 장화 대신 망자에게 신길 슬리퍼를 만들어 달라며 자기 주인이 주문한 날 갑자기 죽었다고 말합니다. 하루 앞에 일어날 일도 모르는 사람이 욕심과 덧없는 것에 집착하는 것을 보며 미카엘은 두번째 질문의 대답을 찾았습니다.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힘이 인간에게는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6년 후 한 부인이 두 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신발을 만들어 달라고 합니다. 미카엘은 그 아이들이 태어날 때 엄마의 목숨을 거두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았지만 차마 아이들만 남겨두고 엄마를 거두지 못해 거역하게 되었다가 나중에는 결국 엄마의 혼을 거두고 홀로 남겨졌던 아이들임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그 아이들이 이웃집 여인에게 입양되어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잘 자라고 있음을 보고는 세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습니다. 사람은 사랑으로 살 수 있다라는 답을 얻은 것입니다.
톨스토이는 가난한 사람들의 현실을 외면한 채 말로만 사랑을 외치는 교회에게 올바른 사랑이란 작은 것이라도 나누는 것을 직접 실천하는 것임을 알려 주기 원했다 합니다. 일초 앞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우리들도 그 부자처럼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의미 없는 것에 집착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예수님께서 찾아오셔서 가치 없는 세상적 목표에 매달리지 않도록 삶의 목적을 재정의하고 영원을 잇는 가치 있는 삶을 살게 새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예수님을 높이고 이웃 사랑하며 복음을 진보시키는 일에 참여하는 성도님들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