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실종되었던 오션게이트 잠수정 ‘타이탄'에 관해 정말 많은 보도가 있었습니다. 언론의 관심을 받을 만한 요소가 많이 있었기 때문이었겠지요? 1912년에 침몰되어 북대서양 심해에 가라앉은 유명 여객선 ‘타이타닉'의 잔해를 탐사하는 ‘고가의' 특별한 미션이었다는 점과 여기에 탑승했던 다섯 명의 탑승자들 역시 억만장자를 비롯한 범상치 않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며칠 동안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각국에서 도착한 탐색선과 수색 지원에도 불구하고 목요일 아침, 마침내 이 잠수정의 잔해가 타이타닉 선수에서 1600피트 떨어진 심해에서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끝으로 안타까운 수색 작업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불행하게도 유명을 달리한 이들을 향한 애도의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23일 뉴욕타임스에 올라온 리차드 페레즈-페냐라는 기자가 쓴 기사 하나가 저의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기자의 논지는 이 흥미진진한 탐수정과 다섯 명의 유명 탑승자들을 향한 관심이 그렇게 뜨거웠지만 반면에 불과 얼마전 시리아 난민들을 태운 어선이 그리스를 향해 항해하다 그만 침몰하여 지중해에 가라 앉아 5백명의 희생자를 내었던 안타까운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도 없었던 언론의 민낯을 비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죽음을 앞둔 시점에서도 ‘부익부 빈익빈'을 경험할 수 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을 지적하는 기사에 저 역시 뜨끔한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람의 마음이구나, 인종과 계급과 신분에 따라 차별받는 이 세상의 현실이 이렇구나’하는 일종의 자괴감이었습니다.
선교적인 시각으로 동일하게 세상을 본다면 과연 어떠할까 하는 질문이 들었습니다. 주님의 관심은 과연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이미 복음 안에서 많은 것을 누리고 살아가는 이들의 현실 보다는 복음을 들을 기회가 전혀 없는 이들을 향해, 복음이 전혀 선포되지 않는 곳을 향해 있지 않을까요? 선교의 영역에도 ‘부익부 빈익빈'이 있다면 그것은 참으로 주님의 마음을 슬프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여기서 바베큐 파티를 벌이는 사이 지구 한편에서는 맹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해 죽어가는 이들도 있다는 말입니다. 이미 거듭나 복음 안에 살아가는 이들을 향해 지출되는 에너지가 아니라 전혀 그렇지 못한 위치에 있는 영혼들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토요일 새벽 설교에서 저는 성령 안에 살아가는 이들은 그런 곳을 주목할 수 있는 눈이 생긴다는 말씀을 전하였습니다(행3:3). 우리 교회가 선교와 구제에 많은 재정을 투입하며 하나님이 기뻐하실 많은 사역들을 감당하고 있지만 조금 더 눈을 들어 관심 받지 못하는 곳을 향해 우리의 눈을 주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 예를 든다면, 지구상 최빈국 중 하나인 아이티는 지금 내전과 정세 불안으로 정말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요. 우리 교회 정광 파송선교사님에 의하면 이 와중에 모이 지역 ‘아가페 학교'에 출석하는 150명의 어린이들에게 점심 한끼라도 주고자 몸부림을 치신다고 하는데 어린이 당 한달에 미화 약 25불 정도면 점심을 먹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원과 재정을 조달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으시는 모양입니다. 나라 정세가 그 모양이니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전 세계의 구석구석을 주목해 보면 비슷한 현실 속에 있는 선교지가 얼마나 많을까요. 하나님 눈길 머무신 곳, 그곳에 우리의 눈이 머물 수 있는 여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평안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