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지구

저는 영국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해설가 데이빗 애튼버러의 해설을 참 좋아합니다. 방송인이자 동물학자인 그는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까지 수여받은 분입니다. 그리고 26년생이니 현재 나이가 97세이지만 그는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에 저는 N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최신작 ‘우리의 지구 2’(Our Planet)를 시청하였습니다. 총 4부로 구성된 이번 시리즈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로 고통에 빠진 동물들의 이동을 세련된 카메라 앵글로 잡아낸 역작입니다. 다큐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한번 보시라고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주말은 여름 날씨답게 후덥지근하지만 사실 우리는 올해 유난히도 시원한 서부의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반면 현재 미국의 남부는 살인적인 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미국 동부와 동남부는 잦은 허리케인과 폭우 등으로 불규칙적인 날씨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몇주 째 진행 중인 산불 여파로 북미 곳곳에 호흡 곤란으로 야외 행사가 취소된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한마디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지구가 인간의 무책임 때문에 고통스럽게 탄식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문화 명령(Cultural Mandate)을 주시면서 기대하셨던 의도와는 다르게 우리 인간은 자신의 욕심을 위해 지나치게 자연을 남용하고 모든 만물이 제 것인 양 활동하였습니다. 만물의 주인이 아니라 만물의 관리자, 만물의 청지기로 살아야 했음을 잊고 살았습니다. 바다에 미세하게 잠긴 플라스틱 조각들을 보면서 그런 아픈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저와 여러분은 앞으로 우리 자녀 세대들에게 살만한 세상을 물려 주어야 할 것입니다. 생활 습관 속에서 우리 모두가 어떻게 청지기처럼 살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는 이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사용하는 플라스틱과 일회용 용품을 줄여나갈 수 있으면 참 좋겠는데요. 사랑하는 성도님들, 본인이 마실 음료와 물을 위해 교회로 자신의 텀블러를 갖고 다니는 운동을 하면 동참하실 마음이 있으신지요? 당회는 몇 번 고민하다가 그런 이야기가 다시 쏙 들어갔습니다. 이런 작은 거라도 다시 한번 실시해 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듭니다. 우리의 불편함들을 좀 극복해야 ‘지구의 청지기' 역할을 그나마 감당할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