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님들께서 기도해 주셔서 이스라엘 비전트립을 은혜중에 잘 다녀왔습니다. 16명의 팀원들 모두 큰 기쁨을 누리고 돌아왔습니다. 저에게는 무엇보다 성경의 지명들이 입체적으로 다가와 말하는 듯한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예루살렘성 안에서도 그랬지만 기드론 골짜기, 감람산, 베다니, 여리고, 벧엘, 실로, 갈릴리 호수, 가버나움, 사해에 위치한 쿰란 동굴 등 여러 장소에서 성경 말씀을 묵상하며 감동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 감사합니다.
허나 무엇보다 제 마음에 깊이 담겨 있는 잔상은 안식일을 대하는 유대인들의 진심어린 모습이었습니다.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저녁까지 이어지는 안식일 하루를 예루살렘에서 보내게 되었는데 듣던대로 호텔에는 버튼을 눌러 안식일을 어기지 않도록 층마다 빠짐 없이 서는 ‘안식일 엘리베이터’가 있었습니다. 다른 한쪽에는 저같은 이방인들 편안하게 다니라고 일반 엘리베이터도 있었구요. 안식일인 토요일 아침에 식사하러 호텔 식당에 갔더니 빵을 토스터에 넣고 데울 수가 없었습니다. ‘안식일에는 너희의 모든 처소에서 불도 피우지 말라'는 출애굽기 35장의 말씀을 지키기 위해서이지요. 신실한 종교인들은 심지어 운전도 하지 않는데 이는 운전을 위해 자동차의 시동을 거는 행위 자체가 전기 스파크를 발생시키는, 말하자면 안식일에 불을 피우는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이틀치의 요리를 미리 만들어서 은은한 불에 데워 토요일 저녁까지 집안에 머물며 식사하기 위해 분주하게 장을 보아가는 유대인들의 생생한 모습을 금요일 오후 시간에 재래시장에서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안식일이 되니 예루살렘은 정말 쥐죽은 듯이 고요한 정적 속에 모두 집안에 머물고 회당에 가는 것 외에는 두문불출하는 신기한 광경을 목격하고 나니 유대인들의 율법을 향한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다시 느꼈습니다.
신약을 통해 율법의 진리를 깨달은 우리는 물론 이런 모습을 안타까운 눈으로 봅니다. 메시야이신 예수님께서 율법을 완성시키셨다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기에 그런 것이지요. 하지만 저는 이번 여행에서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킨다는 것에 대해 큰 도전을 받게 되었습니다. 적어도 하루 만큼은 일상에서 벗어나 세상의 모든 염려와 재물에 대한 근심으로부터 스스로를 차단시키는 모습이 우리에게 있는가? 온가족이 일주일에 한번은 반드시 함께 모여 하나님 안에서 교제를 나누고 같이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고 기도하며 24시간을 온전히 보낸다면 우리에게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런 질문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누리는 ‘주일'은 과연 얼마나 안식일 다운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다고 정작 하루종일 얼마나 분주하게 보내는지, 멈추고 쉬고 묵상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피곤하고 지친 주일일 때가 얼마나 많은지요? 하나님께서 우리들 모두에게 던지시는 도전 질문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안식일은 어떠신가요? 일상의 염려와 분주함에서 벗어나서 하나님과 함께, 또한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풍성한 교제를 누리는 시간이 있으시기를 진심으로 기도하게 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