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종연 목사 -
미국인 뿐 아니라 한인들이 좋아하는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출생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가 삶의 고난으로 실의에 빠져 있던 20대 중반에 쓴 시라고 합니다.
다음은 시의 일부입니다.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중략}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피천득 역>
이 시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에게 오는 인생의 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남들이 선택해서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해서 가도록 시가 격려하고 용기를 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이 시는 기회비용을 다룰 때 자주 인용되기도 합니다. 한 가지를 선택하면 다른 것을 동시에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과 동경이 있을 수밖에 없는 데 시인은 가지 못하는 길을 바라보며 아쉬움을 표현합니다.
예수님을 믿고 제자가 되는 삶에도 세상의 부귀영화라는 기회비용이 존재합니다. 어쩌면 우리도 시인처럼 가지지 못한 세상이나 내려놓지 못하는 세상을 아쉬워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성도는 보이지 않는 것을 위해 보이는 것을 포기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예수님도 삶의 우선순위를 없어질 것에 두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이 걸어가신 길은 사람들이 덜 밟은 길이 아니라 아무도 가보지 않고, 누구도 대신 갈 수 없는 길이였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좁은 길을 선택하셨고, 그 길을 통해 천국을 열어 보이시며 우리의 운명을 바꾸어 주셨습니다. 구원으로 인도하는 길은 사람이 적게 가는 길입니다. 그러나 그 길 끝에 주님이 계십니다. 고난 주간을 의미 있고 하나님에 대한 경외감을 회복하기 위해 내가 지불할 수 있는 기회비용은 무엇일까요? 예수님이 그랬듯 우리도 주님 때문에 남이 가지 않는 좁은 길을 선택하는 자가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