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저는 2003년 5월18일에 PCA 한인수도노회 주관으로 안수를 받고 목사가 되었습니다. 이미 20년도 넘은 오래 전 일이지만 저 개인에게는 도저히 잊을 수 없는 날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안수식의 순간 순간들이 빛은 조금 바랬지만 여전히 손에 잡혀 있는 사진처럼 제 기억 한 편에 자리잡아 지금도 저에게 질문하곤 합니다. ‘너 잘 감당하고 있냐'고.. 축가를 불렀던 당시 다솜대학부 청년들, 사회와 권면을 해 주신 저의 예전 담임목사님 노창수 목사님, 설교로 도전해 주신 고 이원상 목사님 등 제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치신 소중한 분들의 말씀들이 여전히 제 마음에 담겨 있습니다. 요한복음 15장 5절로 저에게 권면을 주셨던 노창수 목사님의 말씀이 생각나네요.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 이후 이 말씀은 제가 자주 되뇌이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구절이 되었습니다. ‘포도나무이신 예수님께 붙어 있지 않는 내가 정말 살아있다고 할 수 있을까. 사역을 한다고 할 수 있을까. 정말 예수님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고백할 수 있을까.’ 정답은 알고 있지만 인생의 많은 부분을 돌아보니 때로는 예수님 없이도 여러 일들을 잘 할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하며 열매 없이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이렇게 다시 처음의 내 모습으로 돌아가도록 만드는 하나님의 소중한 말씀 한 구절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의 2024년이 주님 앞에서 다시 우리의 첫마음으로 돌아가는 그런 해가 되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소망합니다. 성경 통독이 숙제가 아니라 기쁨의 교제의 시간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조금 지쳐 계신가요? 나를 일깨우시고 부르셨던 그 처음 자리로 다시 돌아가시길 바랍니다. 올해 부활절은 3월31일 주일입니다. 25일 월요일부터 30일 토요일까지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가 열립니다. 이 주간에는 성경통독 본문이 아니라 누가복음 22-23장을 중심으로 교역자님들이 말씀을 전해 주실 것입니다. 매일 새벽, 찬양팀이 은혜로운 찬양으로 우리를 주님의 임재로 인도할 것입니다. 분주한 한 해로 살아왔던 분들에게는 다시 새벽을 깨우며 우리를 부르셨던 첫마음을 회복하는 그런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29일 성금요일 오후 7시30분에는 함께 모여 성찬예배로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을 묵상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주님 앞에서 복되고 시간을 보내는 사순절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