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가지가 담을 넘었도다

토요일인 어제는 우리 교회 한국학교 봄학기 개학식에 가서 말씀을 전했습니다. 똘망똘망한 눈동자로 저를 바라만 보는 어린 학생들과 또 뒤편에 앉아 계신 부모님들 앞에서 적절한 설교를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청중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도 어렵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 앞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적절히 전해야 하는 딜레마가 모든 설교자들에게 다 있지요. 이제 설날을 곧 맞이할 학생들, 그래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할 학생들에게 이렇게 전했습니다. ‘복만 받지 말고 복이 되세요.’

복 받는 것 참 좋아하는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다시 되새겨야 할 말씀은 ‘너는 복이 될지라’ 라며 아브라함에게 명령하신 하나님의 참된 의도입니다. 아브라함을 통해 모든 열방이 하나님을 알 수 있도록 발판을 삼으신 주님은 그로 말미암아 많은 열방이 하나님이 예비하신 복을 경험하기를 원하십니다. 아브라함과 이삭이 그들의 우물로 말미암아 주변에 복을 끼쳤습니다. 야곱의 대에 집안의 가세는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갔고 네 명의 여인을 통해 태어난 열 두 아들로 이어지는 집안의 스토리는 복잡해 집니다. 사랑하는 아내 라헬에게서 태어난 요셉은 타국으로 팔려가는 신세가 되었으며 야곱은 그의 애정하는 아들을 잃어버린 줄로만 압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반전이 일어나고 마침내 제국의 총리로 변한 아들 요셉의 초청으로 70명이 넘는 야곱의 집안 모두가 이집트로 이민을 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 땅에서 이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갈 출애굽 시대를 기다리며 큰 민족이 되어 갑니다. 이민 생활 17년을 마쳐가는 야곱은 말년에 이르러 아들들을 축복합니다. 창세기 49:22절 야곱의 유언은 요셉의 삶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요셉은 무성한 가지 곧 샘 곁의 무성한 가지라. 그 가지가 담을 넘었도다.” 열매 맺는 무성한 가지가 되기까지 험한 세월이 있었습니다. 그의 추락을 바라는 수많은 적들 가운데서 요셉은 성장했습니다. 39세에 총리가 되어 17년이 지나 이제 56세가 된 중년의 남자 요셉은 아버지의 예언처럼 많은 이를 먹이는 무성한 가지가 되었습니다. 담장을 넘은 가지가 되어 고된 이민 생활의 무거움을 견뎌 내며 친족들의 삶을 책임지는 사람이 됩니다. 가족과 함께 54년을 더 살며 110세가 되어 그 땅에 묻히기까지 남은 나날을 복의 통로로 살아갑니다.

우리 가운데 이런 삶을 살아오신 성도님들이 계실 줄로 압니다. 가족과 친척의 이민을 책임 진 여러분의 노고를 누가 다 이해하겠습니까. 긴 이민 생활 가운데 여러분들과 동행하셨던 하나님이 함께 하셨기에 그것 자체가 바로 우리의 복이었습니다. 예수님으로 인해 풍성히 누렸던 우리의 풍요로움이 이제 우리의 boundary를 넘어가기를 주님은 기대하십니다. 2026년에 우리의 반응을 기다리고 계신 주님의 뜻을 찾아보십시오. 담을 넘어가시는 한 해 되십시오. 그저 복 받는 데에 그치지 말고 누군가에게 복이 되시는 축복의 통로로 살아가십시오. 유심히 담장 밖을 예의주시하며 한 해를 살아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