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겨울 추위가 없어서 눈도 오지 않고 얼음도 얼지 않는 산호세에서는 느낄 수 없지만, 어린 시절 봄의 추억은 지금도 따뜻하게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겨울 찬바람에 대지도 꽁꽁 얼고 몸과 마음도 꽁꽁 얼어붙습니다. 바깥에서 찬 물에 대충 세수 하고 방에 뛰어 들어가려면 쇠 문고리에 손가락이 쩍 달라붙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봄기운이 돌기 시작하면, 맹위를 떨치던 동장군도 서서히 힘을 잃어갑니다. 쌓였던 눈과 얼음이 녹기 시작하고, 검은 대지에서 파란 새싹이 돋기 시작합니다. 죽음의 땅을 뚫고 나오는 생명의 싹의 신비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들에도 냇가에도 산에도 훈훈한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봄은 언제나 그렇게 따뜻하고 신비롭게 다가왔습니다.
자연에 계절을 주신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인생에도 사춘기의 봄, 청년의 왕성한 여름, 결실을 맺는 장년의 가을, 봄을 기다리는 노년의 겨울을 계절로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가 다 때가 있”다고 하셨는데(전3:1), 우리의 신앙에도 계절이 있을까요? 있다면 우리는 지금 어떤 계절에 있는 것일까요?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로 공동체이기 때문에, 묶어서 생각한다면 창립된지 39주년이 된 우리 교회는 지금 어느 계절에 있을까요? 정확한 것은 하나님만 아시겠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교회가 이번에 차기 담임목사님을 청빙하면서 다시 한번 계절이 바뀌게 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번에 우리 교회는 싹이 돋는 봄에서 잎과 가지가 무성한 여름으로 바뀌든지, 아니면 여름에서 열매가 풍성한 가을에 접어들게 될 것입니다. 우리 교회에 어떤 계절이 오든지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변화를 예수님이 주도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님이 원하시는 후임 담임목사가 세워지는 것이 필수입니다.
지난 제직회에서 말씀을 드렸고 오늘 공동의회에서 다시 경과보고를 드리겠지만, 1월 27일 당회에 제가 우리 교회 부목사님들 중에서 두 분을 추천합니다. 두 분을 놓고 당회에서 선택 투표를 한 후, 실제 투표에서 다수표를 얻은 분이 당회원 2/3 이상의 찬성표를 얻으면, 약 6개월 간 검증(확인) 기간을 갖습니다.
검증 기간이 끝난 후 다시 당회에서 2/3 이상의 찬성표를 얻으면, 공동의회에 차기 담임목사 후보로 올려집니다. 공동의회에서 출석 정회원 2/3 이상의 찬성표를 얻으면, 차기 담임목사로 확정됩니다. 그 후 1년간 저와 함께 목회를 하며 배우는 시간을 갖게 되고, 제가 은퇴하는 해이며 교회 창립 40주년인 2020년 10월 둘째 주일에 취임예배를 드리면서, 우리 교회에 새 계절이 시작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기 위한 차기 담임목사 선정 기준은 발표된 바와 같이, 영혼 구원의 열정이 있고, 1세(KM)와 2세(EM)를 함께 사랑으로 품고 한 교회로 섬기는 비전을 갖고 있는 목회자입니다. 이를 위해 함께 기도하고 또 금식하시는 모든 성도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기도를 들으시고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담임목사를 친히 세워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