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 집사님을 떠나보내며

함께 찬양하며 예배를 드렸던 믿음의 가족 현영 집사님이 우리 곁을 떠나 하늘 본향에 간 후로 또 열흘이 흘렀습니다. 눈에 뜨이지 않는 곳에서 말없이 섬기다 가셨지만, 세월이 흘러도 우리는 현영 집사님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날 때까지...

추모예배 설교(히11:13-16)처럼, 현영 집사님은 이 땅에서 나그네, 곧 영원한 하늘 본향을 찾아가는 순례자로 살다가 가셨습니다. 천국 가는 나그네의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삶이 단순합니다(Simple Life). 현영 집사님은 그릇도 별로 없고 가구도 없이 단편하게 살다가, 옷가지 몇 개와 차 한 대를 두고 단출하게 떠나셨습니다.

둘째, 나그네 삶은 나누는 삶입니다(Sharing Life). 현영 집사님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함께 누리고 나누어주는 삶을 사셨습니다. 그가 가장 행복을 느낀 곳은 주의 백성들이 있는 교회였습니다. 거기서 그는 함께 찬양도 드리고 음식도 함께 먹고 시간을 함께 보내며, 참 많은 사랑과 기쁨을 주고 가셨습니다.

셋째, 나그네 삶의 특징은 섬기는 삶입니다(Serving Life). 그는 어느 곳에 머물든지 늘 섬기는 삶을 살았습니다. 교회에서는 어린이들을 섬겼고, 밖에서는 환자들을 섬겼습니다. 주일마다 그는 예수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찬양대원들을 섬겼습니다. 한국에서도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어디서든지 그는 항상 섬기며 사셨습니다.

예수님의 삶에서도 우리는 나그네 삶의 특징들을 봅니다. 예수님은 두 벌 옷도, 머리 둘 곳도 없이 단순하게 사셨고(Simple Life), 항상 말씀과 사랑과 평안과 구원을, 때로는 배고픈 자들에게 양식까지 나누어주는 삶을 사셨고(Sharing Life), 나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셨다고 하시면서 십자가에서 자신의 생명을 주기까지 섬기는 삶을 사셨습니다(Serving Life).

천국 가는 나그네 삶의 또 하나의 특징은 하나님의 은혜로 사는 삶입니다. 저 지난 토요일 추모예배 때에 찬양대가 드린 찬양이 제 마음에 계속 메아리로 남아있습니다.

은혜 아니면 나 서지 못하네
십자가의 그 사랑 능력 아니면 나 서지 못하네
은혜 아니면 나 서지 못하네
놀라운 사랑 그 은혜 아니면 나 서지 못하네

아직 이 땅에 남아있는 우리도 영원한 하늘 본향을 향해 가는 순례자로 남은 생애를 살아갑시다. 이 세상에서 천년만년 살 것처럼 더 많은 것을 쌓으려 집착하지 말고, 나그네처럼 단순하게 삽시다. 주신 것들을 아낌없이 사랑으로 나누며 삽시다. 그리고 어느 곳에 있든지 거기서 섬기며 삽시다.

예수님을 따라 이런 삶을 현영 집사님이 살다가 가셨습니다. 부활주일을 맞아 우리도 예수님을 따라 어린이처럼 단순하게 나누며 섬기는 삶을 살기로 결단합시다. 그리하면 하나님께서 이런 삶을 즐겁게 살 수 있도록, 은혜를 넘치게 부어주실 것입니다. 오늘부터 삽시다. 예수님과 동행하며 이 땅에서도 천국을 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