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lives matter, we all matter to God.

박성호 목사

지난 한 주간도 주안에서 잘 지내셨나요? 모두들 뉴스에 귀를 기울이셨겠지만 정말 많은 사건들이 있었던 한주였습니다. 지난 5월25일 저녁에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미네소타 경찰의 잔혹한 체포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에 돌기 시작했고 26일부터는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에 들불처럼 번져갔습니다. 사건 발생 12일째가 되는 오늘 6월6일에도 경찰의 잔혹 행위와 ‘구조적 인종주의’(systematic racism)의 철폐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시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한 안타깝게도 평화적 시위 후에 방화와 약탈로 이어지는 범죄 행위도 많이 일어났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도시에서 ‘통행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했었구요. 이런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며 저 역시 마음 아픈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리 안에 있는 타락한 죄성을 보며 하나님 앞에 회개하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격변하는 시대 속에서 우리 성도님들도 내가 무슨 마음을 가져야 하며, 어떻게 기도하고, 자녀들과 대화는 어떻게 하며, 또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각 가정마다 많이 고민하셨을 것입니다.

주일 설교에서도 잠시 언급하는 시간을 가지지만, 우리 사회의 인종주의라는 깊은 죄악의 뿌리는 본격적인 인권운동이 시작된지 60년이 넘어가는 지금까지 해결되지 못한 채 계속되고 있습니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벌어지는 차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진 인간의 존엄성을 망각한 명백한 죄악입니다(창1:27). 모든 인류는 예수님께서 이루신 구속 사역을 통하여 차별이 없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가 되었습니다(갈3:26-28). 하나님의 아들이요 딸이라고 불리우는 특권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성경이 말하는 기독교의 놀라운 메시지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미국의 기독교는 성경을 통해 인종차별을 정당화했던 잘못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 모두는 인종주의의 뿌리가 얼마나 우리의 죄성을 자극하며 우리를 분열의 길로 이끌 수 있는지 깊이 되새기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복음의 진리를 듣고 주님을 영접했음에도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는 이러한 죄성과 한계를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마음은 얼마나 안타까우실까요? 몸은 컸는데 기저귀를 찬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심정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의 죄성과 한계를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메시지는 이럴 것입니다. ‘제발 나를 알고 나를 닮으라고, 그리고 내안에서 성숙해 가라’고. 명백한 하나님의 뜻은 우리가 그분을 알고 그분을 세상에 알리는 것입니다(to know God and make Him known).

우리 모두는 피부색에 관계없이 하나님께 사랑 받는 자녀입니다. 흑인들의 삶은 소중합니다. 또한 우리 모두는 다 하나님께 소중합니다. 릭 워렌 목사님이 자주 말씀하시듯이 “We all matter to God.” 하나님은 사랑의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시며 우리 모두에게 관심을 두고 계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복음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절대로 하나님의 성품을 알 수 없고 그분을 닮아갈 수도 없습니다.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결코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습니다(요3:3).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은 결코 하나님이 원하시는 이상적인 모습이 아닐 것입니다. 아직 멀었습니다. 여전히 죄악의 뿌리는 깊고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은 세상의 시스템을 쥐고 있어서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를 소망하지 못하도록 방해합니다(엡6:12).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혹은 이 나라의 이민자, 유학생, 주재원으로 살면서 언제나 우리는 삶으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는 대사들임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복음의 메시지를 받은 사람들은 이제 복음적인 삶으로 그 메시지를 증명해야 합니다. 메시지와 삶은 복음이라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동전의 양면은 양쪽 다 드러나야 합니다.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이 우리를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귀한 교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이라는 다인종국가에서 살아가는 우리와 다음 세대들이 진지하게 자신의 정체성과 현주소를 돌아보는 귀한 대화들이 각 가정에서 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2세인 우리 자녀들은 고민이 참 많습니다.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세요.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소망을 불어 넣어 주세요. ‘좋은 대학 나와서 돈 많이 버는 직업을 가지라’는 메시지 말고 좀 다른 이야기를 해주세요. 그래서 우리의 다음 세대를 통해 마틴 루터 킹 주니어 같은, 윌리엄 윌버포스 같은 그런 선지자들이 배출되기를 꿈꾸어 봅니다. 임마누엘 공동체가 미국 사회와 이 세계를 변화시키는 하나님 나라의 선지자들을 양성하는 ‘선지자 학교’가 되기를 꿈꾸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