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여전히 메리 크리스마스!

2021년도 이제 거의 마무리되어 갑니다. 올해 쓰는 목회칼럼도 다음 주가 마지막이네요. 올 한해도 내내 마스크를 쓰면서 우리가 이 길을 함께 걸어갑니다. 때론 좋은 소식을 듣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면서 매일매일 주님과 동행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가정예배로, 인터넷방송 예배로, 부분적으로 열린 현장예배로, 그리고 전면적으로 열렸던 대면예배로 나아오기까지 함께 이 길을 걸어오신 성도님들 모두를 격려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양한 기저질환이나 어린 아이들 때문에 아직 대면으로 뵙지 못한 성도님들을 저는 특별히 격려하기 원합니다. 더 수고 많으셨습니다. 힘드셨지요? 좀 더 힘을 냅시다. 좋은 날이 올 것입니다.

오늘은 오미크론 변이 소식에 조금은 더 우울해지려고 하는 그런 성탄주일이지만, 여전히 메리 크리스마스! 어둠이 짙어질 수록 새벽은 더 가까이 오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동지(Winter Solstice)는 일년 중 가장 밤이 길다고 하는 날이지요. 왜 성탄절을 동지 축제와 연결하여 지키게 되었을지 묵상을 해 보았습니다. 원래 예수님은 목자들이 밖에서 양들과 함께 밤을 보낼 수 있는 건기(봄에서 가을 사이)에 태어나신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그래서 어떤 그리스도인들은 이교도의 축제였던 ‘동지 축제’를 그대로 받아들여서 성탄절로 변환시켰던 믿음의 선배들을 비난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성탄절을 전혀 지키지 않기도 합니다. 왜 이런 일이 있었을까요?

표면적으로는 편의성 때문에 그랬을 것입니다. 어짜피 모든 사람들이 지키고 있는 대명절을 그대로 받아서 그 날을 주님 탄생하신 ‘성탄절’ 축제로 지키면 더 큰 잔치가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해 봅니다. 주님의 탄생은 짙은 어둠 속에 드디어 빛으로 찾아오신 혁명적 사건이었습니다.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요1:4-5). 일년 중 가장 밤이 길다고 하는 그 날, 역설적으로 주님은 가장 밝은 빛이 되셔서 어둠이 비로소 물러가고 새로운 세상이 찾아오는 빛의 세계를 여신 분이십니다. 이제 어둠은 패배하고 빛이 승리하는 세상이 오게 된 것입니다. 이런 날처럼 예수님의 탄생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날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의 현실이 점점 어두워질 수록 이 사실을 잊지 않는 저와 여러분이 되길 원합니다. 밤이 짙을수록 별들은 더 밝게 빛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