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간의 일정으로 아이티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모이 지역에 선교센터를 세워 나가고 계신 정광 선교사님 사역지에 방문하여 ‘모이 임마누엘교회 헌당예배’에 참석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지난 10월에 완공된 예배당 건물을 헌당하는 시간을 더 미룰 수는 없었습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에 개교한 신설 ‘아가페 학교’에서 120명의 2학년 미만 어린이들이 예쁜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아름다운 모습도 지켜보았습니다. 아내 되시는 김성현 선교사님도 플로리다에서 함께 오셔서 저희 팀과 함께 좋은 교제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막내 앤디가 대학에 가는 내년이면 이제 함께 할 수 있을 거라 말씀하시며 기도를 부탁하셨습니다. 선교사님의 마음에 담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자리였으며 함께 웃고 함께 우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면 일년에 두 번 정도는 파송선교사님들이 섬기시는 사역지에 방문하여 이야기를 듣고 격려해 드리는 시간을 꼭 가져야겠다는 결심이 드는 여행이었습니다. 담임목사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섬김이 선교사님들 선교지에 방문하여 위로하고 격려해 드리는 일이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 교회 파송선교사님 여섯 가정 중에서 네 분은 특별히 다음 세대를 키우는 사역에 큰 마음을 두어 사역하고 계십니다. 네팔의 홍추민 선교사님, 김경수 선교사님, 니제르의 정혜림 선교사님, 그리고 아이티의 정광 선교사님이 하시는 사역의 많은 부분은 어린이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나님이 주신 마음을 쏟아 붓는 일입니다. 아이티도 그랬습니다. 3세부터 2학년까지 전혀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한 불우한 형편의 아이들을 심사하여 무료로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하고 신앙의 교육과 함께 점심을 먹여 돌려보내는 사역을 주님이 매우 기뻐하시리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곳 말고도 니제르의 그레이스 아카데미, 네팔의 아버지의 집, 예수문화학교 등이 다 비슷합니다. 이른 나이의 어린이들을 신앙으로 교육하여 궁극적으로는 국가와 사회를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일꾼을 양성하는 꿈을 갖고 자신의 모든 삶을 바쳐 살아가고 계신 선교사님들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이곳 베이지역에서도 동일한 꿈으로 우리 자녀들을 길러내야 하겠습니다.
우리 교회가 파송선교사님들의 사역에 어떻게 동참하면 좋을지 선교위원회를 중심으로 리더십들이 함께 고민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하루 한 끼를 먹고 연필 한번 잡아보는 것이 커다란 특권인 아이들이 우리들 곁에 있습니다. 이들을 위해 우선은 얼굴사진책을 보며 같이 기도하고, 기도하다 보면 물심양면으로 돕고 싶은 마음이 들 때 후원자로 나설 수 있는 사역이 시작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베이지역의 첨단 문명 속에 살아가는 제가 누리고 있는 이 모든 특권들이 부끄러워지는 여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