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마음으로 대강절을 함께 보냅시다

오늘은 교회력(Liturgical Year)이 시작되는 첫째 주일입니다. 대강절을 시작으로 성탄절, 주현절, 사순절, 고난주간과 부활절, 성령강림절 등의 사건들을 중심으로 한 해가 흘러갑니다. 교회력에 익숙한 분들은 아마 잘 아시겠지만 매년 11월이 되면 “성령강림 후 **번째 주일” 하면서 차근차근 숫자를 세어가던 주일 명칭은 11월에 이르면 갑자기 교회력 마지막 셋째, 둘째, 마지막 주일로 바뀝니다. 마치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것처럼 말입니다. 1년 내내 앞으로만 세다가 마지막 순간에 왜 뒤로 세는 것일까요? 어떤 학자의 해석에 의하면 이 기묘한 명명법은 교회가 시간을 이해하는 독특한 방식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교회의 시간은 단순히 앞으로만 흐르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은 과거로부터 멀어지는 동시에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아니 미래가 우릴 향해 다가옵니다. 미래를 기준점으로 삼아 시간은 우리에게 다가와 묻습니다. 너의 신앙은 지금 어디를 바라보고 있냐고… 지나간 시간을 기억하며 관성처럼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아니면 다시 오실 그분을 간절히 기다리며 그날을 향해 깨어서 살아가고 있는지 이 계절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우리의 시선과 신앙의 목적을 다시 점검하는 대강절의 시간이길 바랍니다. 이 암울하고 참담한 세상을 구원하실 주님을 기대하는 대강절이 우리 인생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진리의 시간(The Moment of Truth)이길 바랍니다.

대강절의 시작을 특별기도회로 5일 동안 함께 모이는 우리 모두에게 하나님께서 주시는 기대와 새로운 결단들이 풍성한 열매로 맺히는 복된 시간이 되기를 함께 기도합시다. 내일은 테드 강 목사님께서, 화요일은 제가, 그리고 수요일부터 금요일은 박성일 목사님께서 강단을 섬겨주시게 되는데 말씀을 한 귀로 듣고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 우리의 삶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야고보서 1장22절 이하의 말씀처럼 말씀을 듣고 행하지 않아서 자신을 속이는 모순에 빠지지 않는 우리의 마음 자세가 필요합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금방 또 잊어버려 자기기만에 빠지지 않고 올해 대강절 만큼은 철저한 자기 성찰과 기도로 2025년을 잘 마무리하면서 다시 오실 주님 앞에 바르게 서 있는 저와 여러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참여하십시오. 밤 운전이 어려우신 분들은 실시간 생방송에 함께 하시면서 같이 기도하시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