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에 잘 다녀왔습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잘 지내셨는지요? 두 주 만에 다시 칼럼을 쓰면서 인사드립니다. 저는 아버님과 형님이 사시는(두 분 다 이제 아내를 먼저 보내고 홀로 되셨네요) 메릴랜드에 방문하여 가족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중간 중간에 뵙고 싶었던 분들도 만나며 이전에 버지니아 섬기던 교회에서 담임으로 나가신 목사님들의 수련회도 참여하며 너무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기 뉴욕, 필라, 텍사스, 워싱턴 등지에 계신 분들의 목회지 이야기를 깊게 듣는, 담임목사들만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나눔 속에서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어디에 심겨져 있든 그곳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라 하시는 주님의 명령에 함께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양한 이민목회 현장에서 고군분투 하시는 목회자들을 위해 늘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10월31일 주말에는 필라 한인연합교회 부흥회에 초대 받아 강사로 총 네 번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주일예배 시간은 우리 교회와 드리는 시간이 같아서 편안한 마음으로 설교했습니다. 연합교회는 57년의 역사를 가진 교회인데 현재는 젊은 세대가 많이 빠져나가 성도님들의 평균 나이가 75세라고 합니다. 노년의 신실한 성도님들께서 다양한 모습으로 45세 젊은 담임목사님과 함께 교회를 갱신하려고 애쓰시는 모습이 참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2천년대 초반 즈음에 필라델피아 한인들은 시내에서 외곽 북쪽으로 다 이사해 나가는 붐이 있었는데 교회도 그런 흐름을 따라 교회를 팔고 캠퍼스를 옮기자는 의견이 있었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일이 성사되지 않았고 그러한 사회적인 현상에 따라 도시에 남게 된 교회의 규모는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결정은 그 이후부터인데 이제 부임한지 2년을 넘긴 현 담임목사님은 ‘우리는 이제 이곳을 떠나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고 하나님께서 연합교회를 도시에 남게 하신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기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주께서 주시는 비전은 이 도시를 섬기라고 하시는 말씀, 그리고 필라의 악명 높은 마약 거래처로 유명한 켄싱턴 지역을 품고 사역을 하라는 마음을 주셨고 그 비전을 성도님들과 나누었습니다. 이제 켄싱턴 거리사역을 시작하려고 준비하는 그 아름다운 나눔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의 가슴은 콩콩 뛰었습니다. 우리 교회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하면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 ‘Bloom where you are planted’라는 말입니다. 교회의 사명은 우리를 부르신 그 삶의 자리에 있습니다. 심겨진 곳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원하시는 주님의 마음은 오늘 실리콘밸리 한 가운데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어떻게 펼쳐지고 있을까요? 지역사회를 사랑으로 섬기며 주님께로부터 칭찬 받는 우리 임마누엘장로교회이기를 소망합니다. 이번 한 주도 주께서 심으신 그 자리에서 꽃을 피우는 인생 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