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고난주간과 부활절을 앞둔 종려주일입니다. 이제 내일부터 시작되는 고난주간에 우리는 매일 새벽 마가복음 본문의 수난 부분을 묵상하며 이 시간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어제는 봄맞이 교회 대청소하는 날이었습니다. 오전에 귀한 시간을 내어 성실히 섬겨주신 성도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평소엔 손이 닿지 않는 곳에 긴 장대를 가지고 먼지를 털어 내기도 하고,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을 기다렸을 것 같은 창문들에게 찾아가 반짝반짝 닦아 내시는 성도님들의 땀방울이 아름다왔습니다. 제 사무실에 거의 5년 동안 놓여 있던 나무 화초 하나를 미안한 마음으로 내다 버렸습니다. 주인을 잘못 만나 수분을 제 때에 공급받지 못해 바짝 말라버려 죽음 직전에 놓인 가지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화초가 놓였던 자리를 치워내니 평소 눈에 띄지 않았던 먼지와 거미줄이 눈에 보입니다. 우리의 마음도 비슷한 듯 합니다. 바쁘게 살 때는 시간이 없어서 뭐 하나 제대로 쳐다볼 여유조차 없습니다. 시간을 내고 마음을 비워야 비로소 누군가의 아픔과 허전함이 눈에 들어 옵니다. 목요일 밤에는 2년 동안 암투병 끝에 주님 곁으로 가신 김승균 목사님의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2년이란 시간 동안 기도는 했지만 과연 얼마나 마음을 쓰고 관심을 기울였는가 질문해 보니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눈시울을 적십니다. 사모님과 세 아드님들이 아픔을 이겨내고 잘 살아가시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이번 한 주는 바쁘게 사느라 돌아보지 못했던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는 그런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고난주간과 성금요일예배, 그리고 부활절 온가족예배를 준비하면서 묶은 때와 먼지를 거두어 내는 시간을 삼으십시오. 한 숨 돌리고 시간을 비워내야 비로소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는 교제의 시간이 우리 인생에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장애인주일로 지키는 오늘이기도 합니다. 매년 우리가 꼬박꼬박 장애인주일을 지키는 이유는 우리 임마누엘 공동체의 식구로 함께 있는 장애인 친구들과 그 가정들 모두를 마음에 품고 생각해 보기 위함입니다. 장애인과 정상인이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구성된 우리네 세상입니다. 비장애인이 되어 장애인들의 심정을 한번 떠올리는 하루가 되어 보세요. 평소엔 눈에 띄지 않던 보도블럭의 불편함이 보일 것입니다. 고난주간은 그런 시간입니다. 분주함을 거둬내고 마음의 먼지와 거미줄을 거두어 내는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