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는다는 것은 엄청난 일
욕심의 근육도 늙어
어쩔 수 없이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
저녁놀이 보이기 시작했다
찬란한 한낮의 햇빛보다 더 아름다운 저녁놀이
늙는다는 것은 엄청난 일
가쁜 숨을 몰아쉬기 시작하면서
평생 잠시도 쉬지 않고 숨을 쉬었으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숨을 느끼기 시작했다
하나님이 직접 불어넣어 주신 숨을
늙는다는 것은 엄청난 일
멀리서 찾던 행복이 바로 곁에 있음을 알았다
얼마 전 다녀간 손자의 식스팩
허리 굽은 아내와 느릿느릿 걷는 산책
길가에 핀 작은 꽃
그게 다 행복이다
여든의 벽을 간신히 타고 오르니 육신이 피곤하다
눈이 어둡고 귀도 어둡고
모든 감각이 시들어 간다
이제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그날을 기다린다
그러나 깨닫는다
눈이 어둡고 귀가 어두운 것은
지금까지 보지 못하던 것, 듣지 못하던 것을
영안으로 보고 마음으로 듣는
육신을 버릴 그날을 위한 훈련임을
영혼의 사이클을 맞추기 위한 훈련임을
늙는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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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 번째 시집을 내신 저의 아주 가까운 분의 작품입니다. 휴가를 마치고 새벽기도회에 참석해 보니 머리가 희끗하신 어르신들의 뒷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상대적으로 덜 보이는 젊은 성도님들의 부재를 생각하니 또 이런 마음도 들었습니다. ‘지독히도 바쁜 세상, 밤잠까지 못이루며 피곤에 찌든 몸으로 하루하루가 얼마나 지치실까.’ 가장들이여 힘을 내십시오. 화이팅입니다! 바쁜 한 주간을 살아가는 모두의 일상에 주께서 새 힘을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고난주간 특새가 14일에 시작됩니다. 분주함 속에서 기도의 시간을 떼내어 하나님을 경험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기도의 자리에 나아와 우리 영혼의 사이클을 맞추는 복된 시간을 삼아 봅시다. 우리의 겉사람은 썩어 가지만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집니다. 육신의 쇠퇴함을 인정하고 살다보면 ‘늙는다는 것도 엄청난 일’ 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복된 한 주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