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학기 에녹 개강예배에서 저는 시편 92편을 본문으로 말씀을 전했습니다. 특별히 12-14절에 나오는 “의인은 종려나무 같이 번성하며 레바논의 백향목 같이 성장하리로다. 이는 여호와의 집에 심겼음이여 우리 하나님의 뜰 안에서 번성하리로다. 그는 늙어도 여전히 결실하며 진액이 풍족하고 청청하니” 라는 말씀처럼 우리 부모님들의 인생이 ‘팔미라 야자나무’와도 같이 150년 수명에 80년이 지나야 가장 좋은 야자열매를 맺는 인생 되시기를 축복하였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결실하며 진액이 풍족하게 살아가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하나님의 집에 심기는 것이고 하나님의 뜰 안에 머무는 것입니다. 인생 내내 내 마음대로 살다가 느즈막히 주님 앞에 돌아오는 인생이 아니라, 하나님의 뜰 안에 평생 머무르며 삶의 본을 보여주시는 성도님들의 모습을 뵈면 참으로 아름답고 본받고 싶다는 마음이 듭니다. 흰 머리와 등 뒤에 새겨진 인생의 무게를 가지고 기도의 자리를 지키며 기도하시는 인생의 선배님들이 참 귀하고 아름답습니다.
우리 교회는 노년층과 청년층의 비율이 적당히 공존하는 참 이상적인 교회입니다. 젊은이들은 인생의 후반전을 달려가는 분들의 삶을 잘 지켜보며 배움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오후에 시니어 선교사로 파송 받으시는 남명호 목사님은 89년에 우리 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목자, 집사로 섬기시다 소명을 받고 선교사의 길에 들어선 분입니다. 우리 교회를 떠나 다른 교회에서 섬기다가 몇 년 전 다시 본교회로 돌아와 이제 친정 교회의 파송을 받게 되었습니다. 62세의 나이로 하시던 일도 계속 하면서 자비량 선교사로 일 년 중 많은 선교지로 나가 복음을 전하며 그분의 은사이신 건축 사역을 계속해 나가게 될 것입니다. 편안하게 손주들 보면서 여생을 보내도 되는 나이에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심정으로 하나님 앞에서 나아가는 선교사님을 축복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교회는 이렇게 인생의 남은 후반전을 드리는 분들로 가득한 교회입니다. 정광 선교사님은 우리 교회 청년 출신으로 살다가 2010년 아이티에서 발생한 지진 복구를 계기로 아이티에 들락날락 하다가 아예 정착하신 케이스입니다. 시골 모이 지역에서 학교와 교회를 운영하며 살아가는 삶을 보면 참 존경스럽습니다. 학교를 2층으로 증축하고 지붕을 올려야 하는데, 재학생들 교복을 사 입혀야 하는데 재정이 많이 부족한 듯 싶습니다. 아이티를 위해 삶을 드린 이 가정을 위해 기도해 주시면서 지정 헌금을 해주시면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모습으로 에녹평원 어르신들을 섬기시는 이에스더 전도사님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은퇴하시게 됩니다. 전도사님을 생각하면 이보다 더 모범적인 교역자는 없다는 마음입니다. 언제나 한결같은 성실함과 세심한 케어로 우리 교회 어르신들을 가장 멋지게 섬기셨습니다. 전도사님의 후임으로 가장 적합한 귀한 분을 청빙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이외에도 선교사의 삶으로 걸어가신 많은 분들을 다 이야기하려면 지면이 부족합니다(히11:32). 이런 모든 귀한 분들의 섬김 때문에 우리 교회가 아름다운 그리스도의 몸이 되고 가고 있습니다. 귀한 분들을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