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한 세상 속에서 우리의 사랑이 메마르지 않기를

길거리에서 적선을 구하는 분들에게 언젠가부터 잔돈조차도 주지 않는 습관이 우리에게 생겼습니다. ‘내가 준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쓸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인 것 같습니다. 모은 돈으로 생계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마약이나 술을 사서 마실지 모르기 때문에 차라리 음식이 필요하다면 가게에 가서 음식을 사다 드린다는 어떤 분의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사람의 말을 믿을 수가 없어서 각자 도생의 길을 가는 우리 시대의 씁쓸한 현실이기도 하며 그런 가운데 어떻게 사랑을 흘려보낼 수 있을지 우리의 고민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지난 월요일에 해프닝이 좀 있었습니다. 우리 교회 리더십들을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성도님들에게 저의 이름으로 이메일이 갔던 모양이에요.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스캠 사기 이메일이었습니다. ‘고아와 과부들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를 하려고 하는데 나 대신 기프트카드를 좀 사서 보내주시면 깜짝 선물로 해당되는 분들에게 보내려 하니 전달될 때까지는 비밀로 은밀히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받으셨을지 몰라 걱정이 되어 교회 사무실에서는 이와 관련해  제직 되시는 대부분의 성도님들께 안내 메일을 보냈습니다. 혼란과 걱정을 드려 죄송한 마음입니다. 이런 소소한 아이디어로 서민들의 돈을 뜯어갈 생각을 하는 자들이 있다고 생각을 하니 좀 한심하게 느껴졌습니다. 다양한 피싱 사기로 지금도 얼마나 많은 분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화도 좀 나고 답답한 세상의 모습에 우울해 지기도 하였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거의 같은 날 시카고에서 목회하시는 저의 지인이신 목사님도 동일한 사건을 겪으셨다는 것이었습니다. 내용이나 수법도 거의 비슷하게요. “오늘 하루 바쁠 예정이라 부탁드릴 일이 있어요. 직원들에게 줄 인센티브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번 주에 성실하게 일하신 분들에게 깜짝 선물로 상품권을 드리려고 해요. 직원들이 모두 상품권을 받을 때까지는 비밀로..” 뭐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분 말씀에 따르면 홈페이지 관리자 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2일 전에 아프리카 나이***에서 접속한 기록이 나왔다며 딱 봐도 번역한 솜씨가 서툴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세상이 참 흉흉합니다. 마음을 탁 닫고 나와 내 가족만 챙기고 싶을 정도로 우리의 관계와 선한 의도를 무너뜨리려는 악한 세력들이 너무 많습니다. 사랑하고 퍼주고 용서하고 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고 싶지 않게 만드는 여러 걸림돌이 우리의 마음을 닫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 속에서도 그러나 주님은 여전히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고. 지혜와 순수함을 동시에 간직한 이들이 세상을 이끌어 주기를 무엇보다 고대하는 그런 시대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그런 지혜와 순결함을 주시기를 기도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