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종연 목사 -
조선시대 유학자 송강 정철은 부모에게 효도를 권하도록 백성들을 교화하기 위해 만든 〈훈민가〉에 다음과 같은 시를 적었습니다.
어버이 살아신 제 섬길 일란 다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찌 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이 이뿐인가 하노라.
늘 해마다 돌아오는 어버이 날이지만 작년에 아버지를 천국으로 보내 드리고 나니 더욱더 이 시조가 마음에 다가옵니다. 아버지 살아 계실 때 섬길 수 있는 일들을 했어야 하는데 떠나시고 나니 후회가 많습니다. 작년 연말에는 제 아내도 암 수술을 받고 약치료가 진행 중이라 오늘 갖는 어머니의 날 또한 아주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가까운 과거에 사랑하는 부모님을 여의신 분이라면 올해 어버이날, 어머니의 날이나 아버지의 날이 기쁨과 감사 보다는 그리움과 슬픔, 후회가 섞인 날이 될 수 있습니다. 가족이나 자녀가 없는 분들에게 오늘은 외로움과 허전함이 느껴지고, 어머니와 다투거나 사이가 좋지 않은 분들은 죄책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내 기도와 가르침을 거부하는 반항적인 자녀가 있다면 그런 어머니는 내가 실패자처럼 느껴지거나 자신이 하나님을 실망시켰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소식은 성경이 불완전한 육신의 가족과 그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성경은 영원한 가족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함께 예배하고 사랑할 수 있는 공동체를 주셨고, 예수님은 하늘에 있는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자가 내 형제와 자매, 내 어머니라 하셨습니다. 예전에 들었던 한 설교에서 우리는 삶 속에 항상 바나바와 디모데 같은 사람을 두어야 한다고 권면하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바나바는 우리에게 멘토가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고, 디모데는 우리가 멘토할 수 있는 멘티입니다. 사랑하고 공경할 부모님이 곁에 없다면 에녹에 오셔서 우리 교회 어르신들을 섬기시는 손길이 되어 주셔도 좋습니다. 자녀가 없는 분들이시라면 교회 학교에서 무럭무럭 자라나는 우리 자녀들을 지도해 주는 선생님이 되어 주셔도 좋습니다. 목장에 참여해 누군가에게 멘토와 멘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누구도 누군가 옆에서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 지적하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누군가 손을 보태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건 언제나 환영하고 반가워 합니다. 오늘 내게 함께할 가족이 없다면 공동체 안에서 그런 관계를 만들어 보시면 어떨까요?
이번주 수요일에는 에녹의 어르신들이 몬트레이로 소풍을 다녀 올 계획이고, 이번주 토요일부터 2주간 오랜만에 저희 교회에서 산호세 지역 두란노 아버지학교가 열립니다. 좋은 날씨와 에녹 어르신들의 안전과 봉사자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아버지 학교를 통해 관계가 회복되고 많은 가정들이 영적으로 건강해 지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미루지 말고 오늘 사랑하고 지금 실천하십시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