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그대여 아름다워라!

미국 독립 250주년을 맞는 주말이었습니다. 성대한 불꽃놀이로 기억되는 올해의 독립기념일은 우리와 우리의 자녀들이 살아갈 이 나라의 걸어온 길과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며 주님께 다시 미국이 하나님께 온전히 쓰임 받는 나라가 되기를 소원하며 기도한 하루였습니다. 토요일이 공휴일이기에 우리 교회도 3일 금요일이 법정공휴일이 되어 덕분에 하루를 좀 쉬었습니다. 아침에 교회에 있다가 오후에 일찍 귀가를 하였는데 3시에 아르헨티나와 카보베르데의 월드컵 32강 경기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재미 있겠다 생각하며 별 생각 없이 보다가 그러나 마지막에는 허리를 바짝 세우고 긴장하며 보게 된, 정말 잊지 못할 명경기 중에 명경기였습니다. 리오넬 메시라는 가장 위대한 축구선수를 앞세운 챔피언 아르헨티나와 서아프리카의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데의 경기는 누가 보아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지요. 하지만 경기의 흐름은 모두의 예상과 다르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결과로 흘러갔습니다. 전반에 메시의 환상적인 골로 1대0으로 앞서 나갔던 경기는 후반이 되어 카보베르데의 동점골이 터지며 연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연장 초반에 다시 아르헨티나가 골을 넣고 11분 뒤에 놀라운 컬링 슛으로 동점골이 터지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연장후반 종료 직전에 다시 아르헨티나가 한 골을 따내며 경기는 그대로 3대2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당연히 가야할 팀이 16강에 올라 간 결과였지만 반응은 카보베르데에 대한 찬사와 칭찬으로 뒤덮였습니다. 박진감 넘치는 패배자의 땀에 어린 아름다운 자세가 누가 보아도 그렇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뚜렷한 스타플레이어 하나 없이 52만 송파구 정도 되는 작은 인구를 가진 나라에서 이렇게 위대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점에 세계 축구팬들이 환호를 보낸, 현재까지 이번 월드컵의 가장 위대한 스토리는 카보베르데 국가대표팀이었습니다. 이번 대회가 아니었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들어본 적도 관심도 없던 작은 섬나라의 대표팀이 국가의 위상을 얼마나 높였는지 참 놀랍습니다. 이번 경기를 보며 저는 세상 속에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생각합니다. “너희를 보냄이 어린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냄과 같도다” 말씀하신 주님의 일성처럼 우리는 골리앗으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 작고 보잘 것 없는 모습으로 일상을 살아갑니다. 그런데 주님은 이런 우리를 때로 감당할 수 없는 자리에 세우시고 하나님의 나라를 드러내게 하십니다. 우리에겐 주눅 들지 않고 경기장에 임하는 자세와 패배의식만 내려놓으면 됩니다. 겨자씨 같은 자들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일구어 가시는 주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작은 그대여 아름다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