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은 쉽지 않습니다. 고통스럽고 죽음에 이르게도 합니다. 시편 44편은 도움과 구원을 호소하고 탄원하다 응답 없이 끝납니다. 그러나 미완성의 노래 같은 이 시편이 오늘 우리들에게 두 가지를 알려 줍니다.
첫째, 신자는 고난의 과정을 지날 때 하나님의 언약을 삶으로 살아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이것은 단지 말씀의 약속을 믿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 희생과 댓가를 치루더라도(시44:19, 22) 그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지 않고” 삶으로 보여주는 것을 의미합니다(시44:17-18).
* 이때에, 욥의 기대가 가능합니다.“그런즉,(말씀에) 내게 작정하신 것을 이루실 것이라”(욥23:14). 욥은 이유를 알 수 없는 고통스런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면서도 하나님의 길을 바로 따랐고 그 입술의 명령을 어기지 않고 정한 음식보다 귀하게 여겼습니다(욥23:9-12). 신실하신 하나님의 일을 기다리는 동안 신자는 신실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살아냅니다.
둘째, 아직도 응답 없는 하나님을 기다리며, 신자가 최후까지 붙들어야 할 것은 바로 하나님의 인자 (“헤세드”-자비, 사랑)입니다(44:26).
* 고통과 불확실의 기다림 속에서 하나님을 잊지 않고, 그 하나님의 말씀을 여전히 신뢰하고 지켜낼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은 바로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은 결코 변함이 없고 실수하지 않으시며, 실패가 없는 사랑입니다. 그런데 그 사랑이 십자가에서 자격 없는 죄인인 우리들에게 부어졌습니다.
다윗은 시편23:6절에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사랑)하심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라고 고백합니다.
우리 모두는 멸망의 길로 갈 수밖에 없었고, 십자가에서 죽음을 기다리던 사람들과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 멸망의 십자가까지 쫓아오셔서, 우리를 내려 놓으시고 우리의 자리에서 우리의 죽음을 대신 죽어 주신 그리스도의 선하심과 사랑하심이 있었습니다.
이 사랑이 우리를 모든 고통의 기다림 속에서도 넉넉히 이기게 하십니다(롬8:37). 그래서, 신자는 “아들까지 내어주신” 하나님의 사랑에 붙들려 응답 없이 고통스럽게 지나가는 기간에도 주의 사랑으로 만족할 수 있습니다. 이 사랑에 매여 신자는 기다림 속에서 절망이 아니라 소망하며 여전히 감사하고, 찬양하고, 기뻐합니다(시43:5).